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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너지를 생각한다-2] 2004년 2분기 유가와 국제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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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4-03-12
  • 조회수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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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4월부터 6월까지 석유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에 해당된다. 이 시기에 정유회사들은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고 설비점검에 들어가며, 산유국들은 수급조절을 위해 생산과 공급량을 줄여 가격 하락에 대비한다.
소비가 줄어드는 이 계절에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벌써 4월이 중순을 넘어섰지만 석유가격은 떨어질 줄 모르고 배럴당 32달러가 넘는 고유가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석유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의 약 절반을 공급하는 OPEC은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감산계획을 강행하기로 하였다.
소비국들은 원유가격이 OPEC 기준유가 상한선인 28달러를 훨씬 웃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OPEC이 감산 시기를 늦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지만 허사였다.
고유가 상황속 감산실행 여부가 관건
이번 기회에 시장을 더욱 압박해야 한다는 베네수엘라·이란 등 강경파 국가들의 주장이 관철된 것이다. 그러나 산유국에게 유리한 현재의 고유가 상황에서 OPEC이 어느정도나 감산을 이행할 지는 미지수이다. 생산 쿼터를 기준으로 감산해야할 물량이 약 250만 배럴에 이르기 때문이다.
OPEC이 그동안 작년 11월에 감산하기로 했지만 원유가격이 오르면서 생산량을 줄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유가는 OPEC의 감산의 실행 여부와 감산 규모에 따라 추가로 오르거나 아니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말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최고 배럴당 38달러를 넘어 1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였고, 중동산 두바이 원유 가격도 최고 3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연말과 1분기 동안 계속된 원유가격 급등의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반발한 OPEC 산유국들이 감산이라는 카드를 이용하여 유가 상승을 유도한 것이다.
유로나 엔 등 타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 하락은 2003년에 연중 진행됐으나 특히 하반기에 가파르게 떨어졌다. 원유거래는 미국 달러화를 결제통화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수출을 통해 재정수입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는 OPEC 산유국들이 달러화 약세로 인한 구매력 감소에 크게 반발한 것이었다.
과거 달러화 약세로 OPEC이 원유 결제통화 변경을 들고나온 적은 있었지만 의도적인 감산으로 유가인상을 꾀한 것은 처음이었다.
작년 9월의 감산결정 고유가로 안지켜져
작년 9월 OPEC이 정기총회에서 예상 밖의 감산을 결정한 것이 이후 유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감산를 이행하지 않아서 결국 유가를 끌어올리는데 만 기여한 셈이다.
둘째는 미국 상업용 원유재고의 감소이다.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미국의 수급 차질은 석유시장의 민감한 사항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연초까지 원유재고량이 미국석유위원회가 평가한 수급안정을 위한 최저수준의 원유재고량 2억7000만 배럴 이하로까지 떨어지자 수급차질에 대한 우려로 유가인상에 기여한 것이다.
셋째 요인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원유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다. 실제로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미국 연방은행과 IMF 등은 강한 세계경제의 회복 조짐을 발표했다. 경기회복은 곧바로 석유소비 증가를 예고하는 지표가 된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석유수입량이 작년 4분기와 연초에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미국은 12월을 고비로 점차 수그러들었지만, 중국은 지난 1월까지도 원유의 수입물량이 하루 약 250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30%가 넘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결국 경기회복으로 인한 석유수요 증가에 대한 잠재력이 가격인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넷째,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라크에서 미군의 시아파 민병대 조직과의 전투 재개, 외국인 인질 사태의 확산 등은 이라크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하마스 지도자에 대한 암살 사건도 중동에 또 다른 테러전쟁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세계 석유공급의 요충지인 중동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자 석유시장의 불안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4월 이후 재차 오름세를 보이는 유가 상황의 주된 요인은 바로 중동, 특히 이라크 사태가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상의 제반 요인의 변화로 유가 상승의 모멘텀이 형성되자 뉴욕의 NYMEX 등 상품선물시장에 대규모 투기펀드들이 들어와 매수포지션을 확대시킴으로써 유가상승을 부추겨 온 것이었다. 달러화 약세와 미국 단기금융시장의 낮은 이자율 상황도 투기펀드들의 상품선물시장으로 이동한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고유가, 시장불안 따른 투기 가세한 탓
그러나 최근의 고유가 상황은 과거 1·2차 오일쇼크 때의 상황과는 분명하게 구분된다. 즉 1973년 1차 오일쇼크는 중동 산유국들의 금수조치로 시작됐고, 1979년 2차 오일쇼크는 이란 혁명으로 인한 이란 물동량의 전면 수출중단으로 야기되는 등 물량공급 중단이 유가급등의 원인 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고유가 상황은 시장이 초과공급의 상황에서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투기수요가 가세하여 유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따라서 3차 오일쇼크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시장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라크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을 단기간에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원유 초과공급 하에서 발생한 현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OPEC의 감산계획 이행 정도 역시 향후 유가 상황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의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2분기 두바이 원유가격은 이라크 사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평균 배럴당 29∼31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라크 사태가 더욱 악화되면 유가는 32∼34달러 수준의 한 단계 오른 고유가 상황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글 :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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