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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부는 새바람 ②] 달라지는 벤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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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4-03-12
  • 조회수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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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나라 벤처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쯤으로 대접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외환위기로 나라경제가 파산직전에 놓여있을 즈음 벤처산업만이 경제를 원상태로 회복시켜줄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번졌다.
벤처산업은 말 그대로 성공만하면 한몫 잡을 수 있지만, 반면 실패확률이 높은 단점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벤처업종의 성공률은 0.1%에 불과하다고 할 만큼 어렵다고 한다.
돌이켜 보면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가 벤처산업을 크게 장려한 속사정 가운데에는 당장 복권이라도 당첨돼야할 만큼 경제난이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일종의 요행심도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의 신화 같은 벤처기업의 성공스토리는 급박했던 우리경제와 맞물려 하나의 환상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알맞았다. 경제를 안다는 전문가들을 비롯한 이른바 경제주체 모두가 하나 같이 벤처만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앞장서지 않을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육성관련 법도 변변치 않았던 것을 서둘러 만들고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시작되면서 벤처열풍은 들불처럼 경제전반으로 옮겨갔다.
그 시기가 97~2001년까지로 이때를 일컬어 벤처기업 창업촉진과 함께 벤처 인프라 확장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무렵에 정부가 마련한 제도적 지원관련 정책이 오늘날 우리나라 벤처산업육성의 기반이 되고 있다.
우선 97년에 벤처기업육성특별조치법이 제정되었다. 그 이전만 해도 벤처기업이라고 해서 여느 산업분야의 지원책과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또 무엇이 벤처기업이고 아닌지에 대한 구분도 확실하지 않았다.
이어 98년에는 벤처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이 구체화 되었다. 이어 같은 해에 코스닥시장 활성화방안을 마련해서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하도록 물꼬를 텄다. 이듬해인 99년에 들어서는 정부의 본격적이 자금지원책인 창업투자조합 출자지원 방안이 수립되었다. 자금이 부족하거나 없어서 창업을 못하는 벤처사업가가 없도록 돕기 시작한 것이다.
이 무렵 특기할 만한 것은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시피 하는 IT산업이 급성장했다는 점이다. IT산업과 벤처산업은 본질적으로 다르면서도 기술과 고급인력, 그리고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관련 첨단장비가 필수적이라는 공통분모로 해서 동복이종형 산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같은 시기에 IT산업이 급성장하는 것과 맞물리면서 벤처기업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실리콘 벨리를 본 딴 벤처타운이 생기는가 하면 그들만의 문화가 일반에까지도 번질 정도였다.
2002년부터 조정기에 접어들어
우리나라 벤처산업의 역사는 대략 20여년으로 꼽는다. 1986년에 처음으로 벤처산업관련 정책이 수립되었으니까 선진국에 비해 역사적으로 일천하지만, 그렇게 뒤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벤처산업의 역사는 크게 3등분으로 나눈다. 86년 이후를 태동기, 97년 이후를 인프라 확충기 그리고 2002년 이후를 조정기로 구분한다.
현시점인 2005년은 2002년부터 비롯된 벤처기업의 질적 내실화를 모색하는 조정국면으로 규정짓는 까닭이 있다. 이는 그 이전의 시기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가 부정적인 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기인된다.
질보다 양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둔 정책적 언밸런스, 기업윤리의식 희박과 경영-기술의 부족 등 인프라 확충기에 들였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부정적인 결과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벤처기업이 생겨났다가 하루아침에 종적 없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래서 정부는 2002년 이후 양보다는 질에 우선을 둔 벤처기업의 육성을 목표로 정책적 궤도 수정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해에 벤처기업확인제도 강화방안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벤처기업이라고 자처하는 회사가 취급하는 아이템이 적합한지에 대한 확인 작업부터 다시 해야 했다. 정책의 허술함을 악용해서 각종지원만을 받고 방만한 경영과 성과도 못내는 무늬만 벤처기업이 많았던 것이다.
이듬해인 2003년에 벤처캐피털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펴나갔다. 역시 정책자금지원을 받아 본래의 목적에 사용하지 않고 개인치부 등 부정하게 쓰다가 적발돼 문제를 일으키는 사업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자금의 투명한 관리와 집행을 통한 정책적 실효성 여부가 긴요했다.
이와 더불어 코스닥시장에서의 퇴출요건을 강화해서 자격 없는 기업이 발을 못 붙이도록 했다. 한때 벤처기업들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기업을 하는 목적인양 혈안이 되기도 했다. 상장만 되면 떼돈이 굴러들어온다고 믿었다. 실제로 상장하자마자 수십, 수백억 원을 움켜쥐었다는 식의 기사가 매스컴을 타고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러던 기업들이 얼마를 버티지 못하고 각종 부정한 소문에 휩싸이면서 이합집산을 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벤처관련 주식을 샀다가 하루아침에 부자에서 알거지가 된 투자가들도 늘어났다.
따라서 퇴출요건의 강화를 통해 코스닥시장의 안정으로 자본시장으로서의 기능 회복이 필요했던 것이다. 2002년 이후 벤처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적 목표는 투명성확보와 함께 벤처산업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투자자-시장의 신뢰회복이 관건
2000년에 8798개에 이르렀던 우리나라 벤처기업 수는 2년 후에는 1만1392개 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이때를 고비로 해마다 줄어들기 시작한다. 9106개(2002년)에서 7702개(2003년) 그리고 지난해 11월 현재 7433개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 활동의 부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2001년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그 이전만 해도 잘 돌아갔지만 차츰 벤처붐이 가시면서 거품이 빠지자 기업 활동 부진과 함께 경영악화로 인해 문을 닫는 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창업하는 회사도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정부의 벤처기업에 대한 현황 진단은, 2001년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벤처업계가 최근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면한 애로사항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벤처기업에 대한 거품이 빠지면서 과거비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투자자와 시장에서 신뢰를 상실, 이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자금사정부터 여의치 않다. 벤처산업의 전반적인 부진이 투자회수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2000년 이후 벤처캐피털 투자조합결성과 신규투자가 위축상태에 있다. 2000년에 20,075억 원에 이르던 신규투자액이 2003년에는 6,118억 원, 지난해(‘04. 11월 현재)에는 4,978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의 사정도 2000년 이후 새로 산장되는 기업체 수가 줄어드는 등 어렵기는 마찬가지. 2000년 한해에만 178개 업체가 상장되었으나 2002년 153개, 2003년 71개, 2004년 40여개로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부진한 탓도 있지만, 제도적으로도 2000년 이후 진입장벽이 높고 까다로워진 것도 원인중 하나이다. 다만 상장된 기업의 경영실적은 다소 개선되는 추세여서 위안이 되고 있다. 신뢰회복의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4년 상반기 현재 8.79%로 2000년 이후 최고수준에 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벤처기업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97년 경제위기상황에서 벤처기업은 나름대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현재도 수출과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면에서 실적이 있는 벤처기업의 비중이 58.5%에 이르고, 고용부분에서는 업체당 평균 44.1명으로 일반 중소기업의 9.2명보다 월등한 수준이다. 성공만 하면 부가가치가 여느 중소기업에 비해 크다는 점을 입증해 주는 증거가 된다.
정부 개입 시장자체 평가시스템 저해
그간의 벤처정책에 대한 정부자체의 평가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벤처산업을 단기간에 급속성장 시켰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벤처산업의 양적 팽창과 더불어 벤처투자시장이라는 새로운 자본시장을 형성하는 기반을 조성한 점이 성과로 꼽힌다. 이 같은 성과는 IT, NT, BT 등 새로운 산업분야의 창업촉진과 함께하는 우리경제를 지식기반경제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다. 벤처투자시장의 형성과 발전은 그간의 융자위주의 자금공급방법이 투자위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벤처산업육성에 커다란 기여를 했으나 이로 인한 부정적인 면도 함께 부각되기 시작했다. 지원과 보호 속에서 자란 탓에 시장중심의 벤처가치를 평가하는 시스템의 미비로 자원배분의 효율성 저하와 함께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는 상황이 빚어졌던 것이다.
아울러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이 어려운 것도 단점이 되었다. 특히 벤처확인제도에 의해 인증기업에 정책적 혜택을 집중시킴에 따라 가치평가라는 시장 메카니즘의 작동을 저해한 면이 있었다.
벤처확인제로란 특별법에 따라 벤처기업의 혁신능력요건, 유형별(벤처투자기업, 연구개발기업, 신기술기업)요건 등을 감안해서 벤처기업여부를 확인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합당한 기업은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소외된다.
일견 마땅한 제도이긴 하지만 자칫 과잉보호가 간섭으로 이어져 시장에서의 자생력 결핍과 함께 경쟁력이 부족한 채로 허우대만 멀쩡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 같은 긍·부정적인 그간의 정책을 거울삼아 향후 벤처기업 활성화대책의 골격을 만들었다. 올해부터는 역동성과 많이 생겨나고 많이 없어지고(多産多死), 위험이 많은 벤처기업의 본질을 잘 살리는 토양을 조성한다는 것과 함께 창업과 성장 그리고 구조조정이라는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추어 필요한 인프라와 자본시장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마디로 올해가 벤처 활성화의 원년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벤처기업의 라이프 싸이클에 맞는 지원정책을 펴나가게 된다. 즉 창업단계와 성장단계 그리고 성숙·구조조정 단계에 따라 적합한 정책을 시행해 나간다.
창업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자금유입이 원활하도록 창업투자회사·조합 등 벤처캐피탈의 투자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비록 실패는 했으나 정직하고 나름대로 역량이 있는 벤처인에게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성공 혹은 실패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된다.
현재 벤처캐피탈 시장은 위축돼있다. 창업투자조합 결성이나 이들 창투조합에 대한 신규투자가 줄어들어 자연히 벤처기업의 자금공급원도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04년~2005년 중에 만기가 되어 해산되는 창투조합이 많아 투자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일이 예상되고 있어 우려된다. 지난해 10월말 현재 전체 창투조합(431개, 3조6133억 원)가운데 2004년~2005년 에 만기도래하는 조합은 237개 가량으로 1조7286억 원으로 전체의 55.0%에 이른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서 창투조합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오는 2008년 까지 1조원규모의 중소기업투자 모태조합을 조성해서 벤처창업을 돕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벤처특별법을 개정했다.
따라서 앞으로 4년간 중소기업진흥 및 산업기반기금의 투자회수자금 6000억 원과 정부예산 4000억 원으로 조성해서 리볼빙이 가능하도록 운영한다.
한편으로는 창업 · 지방 · 바이오 등 민간투자가 취약한 분야에 대해 이 펀드를 통한 정부출자비율을 우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중소기업투자 모태조합 운용규정을 제정할 때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창투사가 투잫란 창업 · 벤처기업에 대한 정책자금이 대출되는 투자연계 대출제도의 도입도 검토한다.
또한 펀드조성을 통한 민간투자유치를 확대한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과 민간이 2000억 원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한다. 나아가 투자유인을 강화하기 위해 벤처투자조합에 투자하는 출자자에게도 창투조합 출자자와 동일한 세제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개인투자자에게도 출자한금액의 15%를 소득공제하고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할 방침이다.
벤처캐피탈의 역량 제고에 역점
벤처기업에 자금이 흘러들게 하려면 관련부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따라서 창업지원법을 손질해서 창투사의 설립과 납입자본금 요건을 낮추고 전문 인력 확보요건도 완화한다. 또 이들 회사가 벤처기업의 다양한 금융수요에 부응하고 기업지원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컨설팅 겸업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창투사의 창투조합출자나 운영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고, 창투사에 대한 평가 및 퇴출요건을 강화해서 벤처캐피탈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한다.
성장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에는 기업의 정보유통을 활성화로 신뢰성 있는 투자판단 정보를 제공하고 투명경영을 유도한다. 또한 벤처기업에 대한 보증확대와 제도개선에 치중할 계획이다.
나아가 대기업의 벤처기업 출자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 인정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성숙 · 구조조정단계에서는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은 상장요건 등에 있어 차별성이 불명확하고 정체성이 퇴색돼 투자자의 참여가 부진하고 따라서 시장 활력이 크게 저하되었다는 진단에 따라 코스닥시장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전용시장화를 목표로 우선 통합거래소 출범에 맞춰 시장간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
더불어 거래활성화와 수요기반 확충에 정책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시장에서의 역동성 제고를 위해 가격변동폭을 거래소 수준으로 확대하고,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STAR지수 선물을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그밖에 세제지원 강화와 부실기업의 조기퇴출, 호가중계시스템(제3시장) 개편, 벤처기업의 M&A활성화 등을 통해 조정단계에 접어든 우리나라 벤처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두용(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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